브롬톤 타고 간 섬진강 자전거여행

드디어 섬진강을 자전거로 다녀왔다.
몇년을 바라던 섬진강 자전거 여행이다.

꽃 보러 갔는데 아직 꽃은 피지 않았다.

올해(2018년) 매화축제와 구례산수유축제는 3월 17일 부터다.

일주일 일찍가면 덜 복잡한 상황에서 꽃도 피었으리라 생각했는데, 완전한 오산이었다.

 

교통편과 구간

교통편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어디서 어디까지 탈지가 중요하다.

난 꼭 꽃핀 섬진강을 보고 싶었기에, 매화마을이 있는 하동 부근은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이었고, 하동을 기준으로 하루에 탈만한 거리를 계산해서 교통편을 잡았다.

섬진강 자전거 길이 끝나는 광양에서 성남까진 고속버스로 4시간 30분이나 걸린다.

광명역까지 가는 직행버스는 작년인가 운행이 중단되었고, 수서역에 가서 SRT를 타고 구례구역까지 가서 광양까지 자전거를 타고 내려간 다음 광양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오는 방법이 있었다.

거리는 약 65km 인데 구례구역에 9시 40분에 내려서 광양에서 6시 버스를 타고 오려니 시간이 너무 많이 남고, 올라오는 시간이 너무 길었다.

하동에서 순천가는 경전선 무궁화호가 있다는 걸 찾아냈고, 광명 ~ 구례구역 (기차이동), 구례구역 ~ 하동역 (자전거이동), 하동역 ~ 순천역 (기차이동), 순천역 ~ 광명역(기차이동) 으로 교통편을 확정했다.

차를 가지고 가서 광명역 주차장에 세워놓고, 다시 광명역에 도착해서 차를 가지고 집에 오면 되는 거였고, 광명역 주차장은 수서역 주차장보다 훨씬 저렴하여 하루 9,000원에 주차가 가능했다.

약 45km로 짧은 듯 했는데, 쌍계사까지 올라갔다 오는 업힐코스를 추가하니 나름 적당한 코스가 만들어졌다.

 

 

 

광명에서 구례

광명역에서 구례구역까지 바로 가는 KTX가 있다.
하지만 익산에서 환승하는 편을 구매했더니 15%가 할인된다.
주차비는 나온다 싶었고, 익산역이지만 잠시 머무르는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 환승을 택했다.
환승 대기시간은 약 30분 정도였고, 같은 승강장에서 서 있으면 구례구역가는 기차가 온다.

익산역 앞에 ‘엘베강’ 이라는 유명한 맥주집이 있는데 네이버 지도에 있는 위치로 이전했다고 한다.
기존 위치만 보고 찾아가면 The Hope 라는 맥주집이 나오는데, 그 집은 유명한 ‘엘베강’은 아니라고,
잘 아는 동네주민 남편분이 알려주셨다.

기차를 갈아타고 구례구역으로 갔다.
좌석은 브롬톤 잘 보관할 수 있는 15A로 예약했다. 역방향이긴 하지만 괜찮다.

 

구례에서 쌍계사

구례구역에서 내려서 자전거 탈 준비를 한다.
브롬톤을 펴고, 고글도 꺼내서 쓰고, 선크림도 바르고, 화장실도 다녀왔다.
섬진강 자전거길이 가깝다고만 듣고, 열심히 공부를 안해서 그랬는지 20분은 헤맨거 같다.
구례로 들어가면 안되고 강 안건너고 구례구역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된다.
나는 구례로 들어가는 바람에 좀 돌았다.
넘어진김에 쉬어간다고, 구례로 들어가는 구례교를 건너서 길 잘못든김에 나들목식당이라는 무난해 보이는 식당 가서 아침을 먹었다. 라이더들이 많이 오시는지 자전거 거치 시설도 있고 그랬다. 물론 나는 브롬톤이니까 접어서 식당으로 들고 들어갔고, 섬진강 뷰가 기막힌 그 아무도 없는 식당의 창가 자리에서 혼자 추메탕을 먹었다. 한 상 그득하게 먹고 칠천원. 훌륭한 가성비다.

밥잘 먹고 출발.
오전 기온이 좀 쌀쌀하긴 했지만 남도의 봄을 느낄 수 있는 풍경들이 계속 되었다.
벌써 날파리 들이 좀 있었고, 산 사이로 강을 보다가 강 너머 산을 보다가 그렇게 슬슬 자전거를 탔다.

한시간 반쯤 타고 내려가다 보면 아비앙또라는 커피 파는 작은 트럭이 나온다.
안 그래도 아침에 커피 한잔 못한 터라 머리 속으로 계속 커피 커피 생각이 가득 했는데, 갓길 꽤 넓은 주차장에 마침 커피 파는 트럭이 있다.
원두커피나 잘해봐야 아메리카노 생각했는데, 무려 카푸치노가 가능했다. 좀 진하게 먹는 스타일이라 샷 더 넣어달라는 말은 못하고 우유 조금 적게 넣고 해주시라고 사장님께 부탁드렸더니, 무슨 뜻인지 알고 맛난 카푸치노를 한잔 만들어 주신다. 거품도 좋았고, 에스프레소 맛도 좋았고. 섬진강 보면서 따뜻한 햇볕과 약간 차가운 바람과 함께 한잔 마셨다.
와서 찾아보니 아비앙또는 프랑스어로 다시만나요 라는 뜻이다. 섬진강 가면 꼭 다시 가야겠다.

갓길 – 쌍계사

쌍계사 10리 벚꽃길 이야기는 예전 부터 많이 들었었다.
벚꽃 필때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꽃이 필때면 사람이 많을테니 왠만해선 꽃필때 가기는 쉽지 않다.
이른 아침에 가는 방법이다. 그 사람 많은 프라하의 카를교도 이른 아침에는 사람 하나 없었다. 그래서 정말 벚꽃필 때 새벽에 한번 가볼까 싶다.

잠시 섬진강에서 벗어나 그 쌍계사 10리 벚꽃길을 따라 쌍계사까지 자전거로 오른다.
거리는 5킬로미터 남짓.
쌍계사 근처에 있다는 단야식당이 목적지.
단야식당은 섬진강 자전거 여행 블로그와 카페글 검색하다 우연히 알게 된 곳인데 사찰국수가 유명하다고 했다.
시간도 좀 남겠다, 쌍계사 벚꽃길도 볼겸, 국수도 먹을겸 해서 이쪽으로 일정을 잡았다.

벚꽃은 전혀 피지 않았지만, 벚나무의 크기나 가지들이 만든 터널으로 봐도, 꽃 필때는 정말 장관이겠다 싶었다.
초입은 녹차집이 많았고, 익스테리어 잘한 커피 집들도 꽤 있었다.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곳이구나 했다.
오르막은 그리 힘들지 않다. 스트라바로 대충 가늠해 보니 남산의 70% 정도 경사 쯤 될 것 같았는데 남산을 안가봐서 모르겠다.
길이 좁은 구간들이 있다. 차가 별로 없어서 차도로 타고 오르고 내리기 괜찮았지만, 차가 많으면 정체의 주범이 될지도.

단야식당 음식은 깔끔하고 좋았다. 사찰음식 느낌인데 물대신 내어주시는 차도 좋고, 찬도 정갈하고, 국수도 맛있었다.
2인분부터 된다고 하니, 배를 비우고 가든가, 꼭 2명이상 가야 국수 맛볼 수 있다.
사장님이 특별히 곱배기 만들어주셔서 2인분 안시키고도 맛볼 수 있었는데, 국수를 조금 삶으면 맛이 안나서 어쩔수 없이 2인분 부터 주문 가능하다는 설명을 해 주셨다.

 

쌍계사에서 하동

올라가는 건 어렵지만 한방에 훅가는게 인생이듯, 자전거도 그러하다.
힘들게 올라간 길을 눈 깜짝할새 내려와서 하동으로 다시 섬진강 따라 내려간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제 눈 앞에 매화밭이 펼쳐지리라 생각했었다.

섬진강 자전거길은 한강 자전거 같은 고속도로가 아니다.
강 따라 가다가, 국도인지 지방도인지 도로 갓길도 타다가, 갑자기 과수원 사이로 난 길로도 갔다가 그런 길이 계속 된다.

수달 생태공원 잠시 들러서 진짜 수달도 봤다. 자전거길이랑 붙어있는데, 수달은 길고 얼굴 작고 잘 생겼더라.
이쯤이면 매화가 있어야 하는 곳을 지나가는데 매화는 없고, 매화 축제장까지 들어왔는데, 축제 타겟으로 만들어진 임시 비닐 천막에, 노래자랑에, 축제가 다음주인데도 축제 분위기는 물씬 났지만, 하지만 매화는 없었다.

아무래도 다음에 한번 더 와야하는 운명인가 보다하고 하동으로 들어간다.
하동은 재첩이 유명하다.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으면 재첩국 한그릇 먹었을텐데, 바람도 많이 불고, 하동역 찾으려면 시간도 걸릴 것 같아 이것도 다음으로 미뤘다.

하동만 하더라도 어느덧 섬진강의 하류다.
섬진강 자전거길 마지막 인증센터인 배알도 수변공원까지 이십키로도 채 남지 않은 곳이다.
그래서 강 폭도 넓어지고, 뭔가 내 맘속에 있는 섬진강 같은 그런 섬진강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섬진강 자전거길을 벗어나서 하동역을 향해 달린다.

 

하동에서 순천

하동역은 경전선 역 중 하나이다.
정말 허허벌판에 현대식 역이 하나 서있다.
하동역에서 물이라도 하나 사먹을 생각이었는데, 편의점도 자판기도 하나 없었다.
그냥 거기서 50분을 기다려 예약해둔 순천행 무궁화호 열차에 올랐다.
이 열차는 광양을 지나 순천으로 간다.

무궁화호 열차는 KTX나 SRT와는 달리 정감이 있다.
사람도 많이 없고, 천천히 쉴 역 쉬어가며 그렇게 달린다.

순천에서 광명

순천역은 생각보다 상당히 컸다.
시간 여유가 있었으면 순천만 가서 낙조를 보고 기차를 탔겠으나, 그 여유는 안되어 이번에는 포기하고, 다음에 순천-여수를 묶어서 다시 한번 내려올거다.
광명가는 기차시간까지 한시간 여유가 있었다.
순천역옆 이마트 물품보관함에 브롬톤이 들어간다는 이야기를 어디서 봐서, 이마트가서 브롬톤 넣어두고 근처 꼬막정식 같은거 먹을 계획이었지만, 물품보관함에 브롬톤은 들어가지 않았다.
나중에 찾아보니 싯포스트를 빼서 넣는 것 같은데, 여튼 실패해서 다시 역으로 와서 햄버거 하나 먹고 광명가는 기차에 올랐다.
KTX로는 순천역에서 내가 오늘 라이딩 시작한 구례구역까지 눈깜짝할 새 도착하더라.

마치며…

꽃은 못봤지만, 섬진강 자전거길의 반 정도 탔지만, 브롬톤이 있었길래 이런 당일치기 여행도 가능했다.
섬진강은 다시 꼭 와볼거고, 그땐 꽃을 보든, 단풍을 보든 또 뭔가 다른 걸 보게 되겠지.
섬진강 타고 내려가면서 기대만큼 “우와”를 남발할 일은 없어서 뭔가 밍숭한 느낌이었지만, 은은하게 뭔가 마음에 남는게 있다.
메밀국수 집의 면수같은 그런 느낌. 참으로 섬진강은 묘하다.

섬진강 브롬톤 자전거여행 계획

브롬톤 타고 봄 섬진강 가기

봄 섬진강

네 글자를 적었을 뿐인데도 가슴이 뛴다.
봄도 좋고, 매화가 필 섬진강도 좋고, 마냥 맘 속에 넣어놓고 바라기만 했던 버킷리스트라 어쩌면 올 봄엔 할 수 있을 것 같아 더 신난다.

광양 매화 축제는 올해(2018년)는 3월 17일 부터 3월 25일까지다.
섬진강 자전거길은 강진에서 시작해서 광양까지다. 길이는 약 170km.

일정 별 교통편

1박 2일

미리 예약해서 토일로 가든가 (3월 10일 ~ 11일 또는 3월 24일 ~25일)
아님 월요일 휴가 하루쓰고 일월로 가든가. (3월 11일 ~ 12일 또는 3월 25일 ~26일)

강진 가는길
임실까지 가는 기차가 있는데 이걸 타고 가서 버스타고 강진을 가든가,
아니면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에 강진까지 바로 가는 버스가 있다니 이걸 타든가.

집 오는 길
광양에서 KTX를 타자…….가 안되는구나.
KTX를 타려면 광양에서 순천역으로 가야함.
광양에서 성남오는 버스를 타는게 가장 간단한 방법임

당일

구례구역 ~ 광양까지 약 70키로

전 구간은 못타고 매화쪽을 집중공략하는 걸로해서…

1안.
차에 브롬톤을 싣고 광명역으로 가서 차는 광명역에 주차해 놓고…
KTX 광명 – 구례구역
광양 도착후 시외버스로 순천역으로 이동
KTX 순천 – 광명

확인하기 어려운 점: 광양에서 순천역으로 이동할때 시외버스를 어디서 탈지 시외버스에 브롬톤을 아래 짐칸에 실을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음

2안.
SRT + KTX 로 구례구역까지 이동
KTX 브롬톤을 놔둘 곳은 몇 개 객실의 두자리 정도이나, 역방향이기도 하고. KTX는 특실 타고 내려가기로 함.
KTX 특실은 맨 뒷자리는 공간이 있고, 좌석간 공간도 충분하여 브롬톤 놔두고 앉아갈 수도 있음

구례구역에서 광양까지 브롬톤으로 이동

광양에서 성남은 버스로 이동 <– 미리 예약하면 10% 할인해 줌

 

3안.

광명역에 주차해 놓고 (1일 주차비 9,000원 ~ 12,000원)

KTX 로 구례구역까지 이동

구례구역에서 하동까지 브롬톤으로 이동 (약 48키로)

하동역에서 순천역까지 경전선 무궁화호 기차로 이동

순천역에서 광명역까지 KTX로 이동

 

팁.

KTX라도 환승으로 검색해보면 요금 할인되는 경우가 있음

 

숙박

맛집

하동 여여식당

참고링크

산구루의 4대강 국토종주 자전거길 가이드 > 섬진강 종주 자전거길 가이드
KTX 브롬톤 좌석 자리 (비산천만 해당)

준비물

보조배터리, 펌프, 펑크패치, 연장, 안장방수커버, 연결케이블, 목버프

둘째와 둘만간 제주도 자전거여행

4/29~5/3 (4박5일)

첫날: 도착 – 제주숙소에서 휴식

무려 롯데호텔… (중문 롯데호텔은 아니고 제주시 롯데호텔)

비가 오락가락 하는 날씨에 공항에 도착하여 비살짝 맞고 숙소도착.

저녁은 찾아놓은 해물탕집으로 갔으나, 하필 휴무일.

그래서 삼성혈해물탕 갔는데, 전복뚝배기가 아주 푸짐하고 좋았다.

제주 맥파이까지 택시타고 가서 행복한 맥주나잇을 보내고 호텔로 택시타고 돌아와서 취침

 

둘째날: 제주 ~ 모슬포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데, 호텔 조식먹고 출발.

제주에서 시계반대방향으로 가려고 하는데, 자전거 길은 없고, 길에는 큰차들 씽씽 달려대고 아주 위험함.

그 와중에 둘째 자전거가 반사석 위에서 미끄러져 넘어짐. 정말 다행스럽게도 달리던 차가 없었는데, 큰일 날뻔 했다.

자전거 괜찮은지 살피는 둘째. 넘 마음 아팠다.

비는 더 쏟아지고. 자전거 여행인동 뭔동 그냥 버스타기로 하고, 빗물뚝뚝 떨어지는 자전거 이케아백에 대충 쑤셔놓고 오늘의 목적지인 모슬포까지 버스로 점프.

모슬포 도착하니 비가 그쳤다. 덕성홍에서 탕슉이랑 새우랑 짬뽕 먹고, 레몬트리 게스트하우스에 짐 풀고, 자전거 다시 꺼내서 예술인 마을로 출발.

덕승식당에서 갈치조림과 우럭조림으로 저녁 잘 먹고

산방산탄산온천가서 온천하고 맥주4캔 사서 게스트하우스의 밤을 기대하며 들어왔으나, 아저씨 몇명이서 야구 보다가 하루 마감.

 

 

셋째날: 모슬포 ~ 성산
넷째날: 성산 ~ 제주
다섯째날: 제주에서 출발

모슬포에서 일몰을 보자.
성산에서 일출을 보자.
4시까지 타고 4시면 버스타고 숙소로.

둘째와 둘만간 군산여행

2014.6.5

작년 겨울부터 꼭 가자고 약속했던 둘째와의 군산행을 드디어 실행.

자전거 가지고 군산 돌아보기 + 기차 타고 가기 가 이번 여행의 pre requirements라,

수원에서 군산가는 새마을호를 예매하고, 집에서 수원역까지는 지하철 분당선을 이용하기로 했다.

브롬톤을 접어서 지하철 안에 넣어서 이동하는 건 대단히 편했지만 안에 넣기까지 들고 다니는 건 참 힘든 일이었다. 더군다나 한손에 한대씩 두대를 들고 엘리베이터 통해서 지하철역 수원역에서 경부선 플랫폼까지 들고 오는 일은 쉽지는 않았다.

지하철안 브롬톤. 참 장한 자전거
지하철안 브롬톤. 참 장한 자전거

 

맨 뒷자리가 자전거 넣기 제일 좋다는 걸 확인하고, 맨 뒷자리로 예매했으나 객실 방향이 반대라 맨 앞자리.

벽과 좌석 사이에 브롬톤을 넣고 그 위에 다리를 올리는 것도 아니고 내리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자세로 군산역까지 두시간을 달려 도착.

열차 맨 앞자리에 브롬톤 두기
열차 맨 앞자리에 브롬톤 두기

 

처음 가볼 곳은 중동호떡. 경훈이가 찾아낸 집인데 역사가 60년이 넘는 호떡집이다. 군산역에서 금강을 따라 난 자전거길을 가는데, 경치가 참 좋았다. 강 근처 자전거길은 정말 타는 맛이 있다. 한 이십분을 달려서 찾아간 호떡집은 이른 오전이라 그런지 조용했는데, 줄 서서 먹는 듯 번호표 뽑는 기계도 있더라.

기름 없이 구워내는 호떡인데, 떡 비슷하기도 하고 맛있었다.

3대째 중동호떡. 한개 800원
3대째 중동호떡. 한개 800원

 

호떡을 먹고 버스터미널로 가서 버스표를 샀다. 올라가는 차편도 기차 예약을 했지만 내려서 집까지 지하철 타고 가기도 힘들 것 같고, 터미널이 시내 중심이 있어서 구경하고 다시 돌아오기도 나을 것 같았다.

 

지나쳐온 경안동 철길마을로 이동.

사실 철길마을이라고 따로 부르기는 하지만 철길의 흔적은 터미널 부터 있다. 2007년까진가 실제 기차가 운행했다니 놀라운 일이었고, 큰 사고 없이 사람과 기차가 같이 살아갔다는게 신기했다.

 

군산을 왔으니 이성당엘 가야지.

다시 페달질을 해서 이성당으로 간다. 시장을 지나 가는데, 자전거길이 따로 없어 좀 위험하다. 길도 좁고. 오늘도 이성당엔 줄이 길다. 앙금빵이랑 야채빵만 사는 사람만 줄을 서도록 만들었는데, 줄 서 있다가 너무 많이 사서 팔려고 하시는 아주머니에게 빵을 사서 그 긴 줄에 계속 서있지 않아도 되었다. 여기서 그만했어야 하는데, 밀크쉐이크 맛있었던 기억이 나서 하나 사먹으려다 그 줄이 길어 거의 삼십분을 서 있었던 것 같다.

 

뿌듯하다. 이성당 노란봉지.
뿌듯하다. 이성당 노란봉지.

 

히로스 가옥으로 간다. 군산은 일본이 쌀을 자기나라로 가져가기 위한 전진기지였다. 그래서 일본 잔재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는데, 그게 다 관광지다. 우리나라 안의 30년대 일본 유적 답사라고 할까… 이 집도 이층집인데, 마당도 아기자기하고 탑도 하나 있고, 잘먹고 잘살았겠구나 싶었다.

히로스가옥 맞은편 벽에 주차된 브롬톤. 멋진 디자인.
히로스가옥 맞은편 벽에 주차된 브롬톤. 멋진 디자인.

 

일제시대 생활상이 잘 보존되어 있는 군산근대역사박물관으로 이동하다가 8월의 크리스마스에 나왔던 초원사진관을 지났다. 어느 시골에서 찍은 줄 알았는데 군산이었다. 한석규도 심은하도 젊더라. 그 영화보던 나도 젊었었겠지. 둘째는 영화를 못봤다. 선방문 후감상 하기로.

 

군산근대역사박물관 옆에 일본식 석조건물인 (구)군산세관이 있다. 그리고 박물관은 근엄하거나 딱딱하지 않고 재밌었다. 30년대 생활상 전시해 놓은 전시관이 가장 인기가 많았는데, 옛날 한복입고 사진도 찍고, 책상에 앉아보고, 되도 재보고 이것 저것 다양하게 많이 해볼 수 있다. 자전거를 밖에다 묶어놓을 수도 없고 박물관에 어떻게 들어갈까 고민하다가, 안내하시는 선생님께 사정을 말씀드리고 유모차 옆에 놔둘라 했더니 비싼 자전거 잊어버리면 어떡하냐고 앉아계시는 책상뒤에 두라 하신다.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원래 코스는 우리나라에서 세손가락 안에 꼽는 복성루 짬뽕이었으나, 페북 친구인 고마니 사장님이 군산이 고향이라며 추천해주신 경산옥으로 늦은 점심을 먹으러 갔다. 가격이 싸지는 않았지만 기본반찬부터 전라도 음식의 진수를 보여주듯 맛있는 것들만 있었고, 주문한 메로구이랑 아구탕도 완전 맛났다.

경산옥의 밑반찬. 아직 메인메뉴는 나오기 전.
경산옥의 밑반찬. 아직 메인메뉴는 나오기 전.

 

 

부른배를 두드리며 진포해양테마공원으로 갔다. 고려시대 최무선 장군이 화포를 이용해 왜구를 무찔렀다는 건 배워서 알았고, 그게 진포라는 건 알았던 것 같기도 한데, 진포가 군산 인근이라는 건 처음 알았다. 그래서 진포해양테마공원에는 탱크, 장갑차, 비행기, 군함 들이 막 세워져 있었다…

 

바로 터미널로 가려다가, 시간이 조금 남아서 동국사로.

동국사는 국내 유일한 일본식 양식을 갖춘 사찰이라고 한다. 절이 크지는 않았지만, 대웅전만 보면 여기가 군산인지 일본 어딘지 모르겠더라.

국내유일 일본식 사찰인 동국사 대웅전
국내유일 일본식 사찰인 동국사 대웅전

 

동국사에서 화장실이 급해 게스트하우스인 고우당으로.. 더치커피가 2000원이라 마셨는데, 원액에 비해 물이 많아서 별로였다. 고우당은 게스트하우스, 커피집, 식당, 술집 등이 옛날 일본식 목조건물 촌 같은 곳에 모여져 있다. 정원도 있고 분수도 있고. 깨끗해서 혹시 일박할일 있으면 꼭 여기서 묵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고우당은 옛날과 지금이 섞여있는 군산을 잘 보여준다.
고우당은 옛날과 지금이 섞여있는 군산을 잘 보여준다.

 

출발시간 45분 남기고 열 페달질 해서 25분 남기고 터미널에 도착해서 처음으로 버스 화물칸에 자전거를 싣고 다행이 안 막히는 고속도로 덕에 10시 덜되어 성남 터미널 도착.

그렇게 두번째 가본 둘만의 여행은 아기자기한 추억을 많이 만들고, 맛있는 것들도 많이 먹고 잘 끝났다.

집으로 가는길. 신통방통 브롬톤
집으로 가는길. 신통방통 브롬톤

 

둘째와 둘만간 시리즈 1편: 여수여행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