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롬톤 타고 간 섬진강 자전거여행

드디어 섬진강을 자전거로 다녀왔다.
몇년을 바라던 섬진강 자전거 여행이다.

꽃 보러 갔는데 아직 꽃은 피지 않았다.

올해(2018년) 매화축제와 구례산수유축제는 3월 17일 부터다.

일주일 일찍가면 덜 복잡한 상황에서 꽃도 피었으리라 생각했는데, 완전한 오산이었다.

 

교통편과 구간

교통편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어디서 어디까지 탈지가 중요하다.

난 꼭 꽃핀 섬진강을 보고 싶었기에, 매화마을이 있는 하동 부근은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이었고, 하동을 기준으로 하루에 탈만한 거리를 계산해서 교통편을 잡았다.

섬진강 자전거 길이 끝나는 광양에서 성남까진 고속버스로 4시간 30분이나 걸린다.

광명역까지 가는 직행버스는 작년인가 운행이 중단되었고, 수서역에 가서 SRT를 타고 구례구역까지 가서 광양까지 자전거를 타고 내려간 다음 광양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오는 방법이 있었다.

거리는 약 65km 인데 구례구역에 9시 40분에 내려서 광양에서 6시 버스를 타고 오려니 시간이 너무 많이 남고, 올라오는 시간이 너무 길었다.

하동에서 순천가는 경전선 무궁화호가 있다는 걸 찾아냈고, 광명 ~ 구례구역 (기차이동), 구례구역 ~ 하동역 (자전거이동), 하동역 ~ 순천역 (기차이동), 순천역 ~ 광명역(기차이동) 으로 교통편을 확정했다.

차를 가지고 가서 광명역 주차장에 세워놓고, 다시 광명역에 도착해서 차를 가지고 집에 오면 되는 거였고, 광명역 주차장은 수서역 주차장보다 훨씬 저렴하여 하루 9,000원에 주차가 가능했다.

약 45km로 짧은 듯 했는데, 쌍계사까지 올라갔다 오는 업힐코스를 추가하니 나름 적당한 코스가 만들어졌다.

 

 

 

광명에서 구례

광명역에서 구례구역까지 바로 가는 KTX가 있다.
하지만 익산에서 환승하는 편을 구매했더니 15%가 할인된다.
주차비는 나온다 싶었고, 익산역이지만 잠시 머무르는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 환승을 택했다.
환승 대기시간은 약 30분 정도였고, 같은 승강장에서 서 있으면 구례구역가는 기차가 온다.

익산역 앞에 ‘엘베강’ 이라는 유명한 맥주집이 있는데 네이버 지도에 있는 위치로 이전했다고 한다.
기존 위치만 보고 찾아가면 The Hope 라는 맥주집이 나오는데, 그 집은 유명한 ‘엘베강’은 아니라고,
잘 아는 동네주민 남편분이 알려주셨다.

기차를 갈아타고 구례구역으로 갔다.
좌석은 브롬톤 잘 보관할 수 있는 15A로 예약했다. 역방향이긴 하지만 괜찮다.

 

구례에서 쌍계사

구례구역에서 내려서 자전거 탈 준비를 한다.
브롬톤을 펴고, 고글도 꺼내서 쓰고, 선크림도 바르고, 화장실도 다녀왔다.
섬진강 자전거길이 가깝다고만 듣고, 열심히 공부를 안해서 그랬는지 20분은 헤맨거 같다.
구례로 들어가면 안되고 강 안건너고 구례구역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된다.
나는 구례로 들어가는 바람에 좀 돌았다.
넘어진김에 쉬어간다고, 구례로 들어가는 구례교를 건너서 길 잘못든김에 나들목식당이라는 무난해 보이는 식당 가서 아침을 먹었다. 라이더들이 많이 오시는지 자전거 거치 시설도 있고 그랬다. 물론 나는 브롬톤이니까 접어서 식당으로 들고 들어갔고, 섬진강 뷰가 기막힌 그 아무도 없는 식당의 창가 자리에서 혼자 추메탕을 먹었다. 한 상 그득하게 먹고 칠천원. 훌륭한 가성비다.

밥잘 먹고 출발.
오전 기온이 좀 쌀쌀하긴 했지만 남도의 봄을 느낄 수 있는 풍경들이 계속 되었다.
벌써 날파리 들이 좀 있었고, 산 사이로 강을 보다가 강 너머 산을 보다가 그렇게 슬슬 자전거를 탔다.

한시간 반쯤 타고 내려가다 보면 아비앙또라는 커피 파는 작은 트럭이 나온다.
안 그래도 아침에 커피 한잔 못한 터라 머리 속으로 계속 커피 커피 생각이 가득 했는데, 갓길 꽤 넓은 주차장에 마침 커피 파는 트럭이 있다.
원두커피나 잘해봐야 아메리카노 생각했는데, 무려 카푸치노가 가능했다. 좀 진하게 먹는 스타일이라 샷 더 넣어달라는 말은 못하고 우유 조금 적게 넣고 해주시라고 사장님께 부탁드렸더니, 무슨 뜻인지 알고 맛난 카푸치노를 한잔 만들어 주신다. 거품도 좋았고, 에스프레소 맛도 좋았고. 섬진강 보면서 따뜻한 햇볕과 약간 차가운 바람과 함께 한잔 마셨다.
와서 찾아보니 아비앙또는 프랑스어로 다시만나요 라는 뜻이다. 섬진강 가면 꼭 다시 가야겠다.

갓길 – 쌍계사

쌍계사 10리 벚꽃길 이야기는 예전 부터 많이 들었었다.
벚꽃 필때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꽃이 필때면 사람이 많을테니 왠만해선 꽃필때 가기는 쉽지 않다.
이른 아침에 가는 방법이다. 그 사람 많은 프라하의 카를교도 이른 아침에는 사람 하나 없었다. 그래서 정말 벚꽃필 때 새벽에 한번 가볼까 싶다.

잠시 섬진강에서 벗어나 그 쌍계사 10리 벚꽃길을 따라 쌍계사까지 자전거로 오른다.
거리는 5킬로미터 남짓.
쌍계사 근처에 있다는 단야식당이 목적지.
단야식당은 섬진강 자전거 여행 블로그와 카페글 검색하다 우연히 알게 된 곳인데 사찰국수가 유명하다고 했다.
시간도 좀 남겠다, 쌍계사 벚꽃길도 볼겸, 국수도 먹을겸 해서 이쪽으로 일정을 잡았다.

벚꽃은 전혀 피지 않았지만, 벚나무의 크기나 가지들이 만든 터널으로 봐도, 꽃 필때는 정말 장관이겠다 싶었다.
초입은 녹차집이 많았고, 익스테리어 잘한 커피 집들도 꽤 있었다.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곳이구나 했다.
오르막은 그리 힘들지 않다. 스트라바로 대충 가늠해 보니 남산의 70% 정도 경사 쯤 될 것 같았는데 남산을 안가봐서 모르겠다.
길이 좁은 구간들이 있다. 차가 별로 없어서 차도로 타고 오르고 내리기 괜찮았지만, 차가 많으면 정체의 주범이 될지도.

단야식당 음식은 깔끔하고 좋았다. 사찰음식 느낌인데 물대신 내어주시는 차도 좋고, 찬도 정갈하고, 국수도 맛있었다.
2인분부터 된다고 하니, 배를 비우고 가든가, 꼭 2명이상 가야 국수 맛볼 수 있다.
사장님이 특별히 곱배기 만들어주셔서 2인분 안시키고도 맛볼 수 있었는데, 국수를 조금 삶으면 맛이 안나서 어쩔수 없이 2인분 부터 주문 가능하다는 설명을 해 주셨다.

 

쌍계사에서 하동

올라가는 건 어렵지만 한방에 훅가는게 인생이듯, 자전거도 그러하다.
힘들게 올라간 길을 눈 깜짝할새 내려와서 하동으로 다시 섬진강 따라 내려간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제 눈 앞에 매화밭이 펼쳐지리라 생각했었다.

섬진강 자전거길은 한강 자전거 같은 고속도로가 아니다.
강 따라 가다가, 국도인지 지방도인지 도로 갓길도 타다가, 갑자기 과수원 사이로 난 길로도 갔다가 그런 길이 계속 된다.

수달 생태공원 잠시 들러서 진짜 수달도 봤다. 자전거길이랑 붙어있는데, 수달은 길고 얼굴 작고 잘 생겼더라.
이쯤이면 매화가 있어야 하는 곳을 지나가는데 매화는 없고, 매화 축제장까지 들어왔는데, 축제 타겟으로 만들어진 임시 비닐 천막에, 노래자랑에, 축제가 다음주인데도 축제 분위기는 물씬 났지만, 하지만 매화는 없었다.

아무래도 다음에 한번 더 와야하는 운명인가 보다하고 하동으로 들어간다.
하동은 재첩이 유명하다.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으면 재첩국 한그릇 먹었을텐데, 바람도 많이 불고, 하동역 찾으려면 시간도 걸릴 것 같아 이것도 다음으로 미뤘다.

하동만 하더라도 어느덧 섬진강의 하류다.
섬진강 자전거길 마지막 인증센터인 배알도 수변공원까지 이십키로도 채 남지 않은 곳이다.
그래서 강 폭도 넓어지고, 뭔가 내 맘속에 있는 섬진강 같은 그런 섬진강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섬진강 자전거길을 벗어나서 하동역을 향해 달린다.

 

하동에서 순천

하동역은 경전선 역 중 하나이다.
정말 허허벌판에 현대식 역이 하나 서있다.
하동역에서 물이라도 하나 사먹을 생각이었는데, 편의점도 자판기도 하나 없었다.
그냥 거기서 50분을 기다려 예약해둔 순천행 무궁화호 열차에 올랐다.
이 열차는 광양을 지나 순천으로 간다.

무궁화호 열차는 KTX나 SRT와는 달리 정감이 있다.
사람도 많이 없고, 천천히 쉴 역 쉬어가며 그렇게 달린다.

순천에서 광명

순천역은 생각보다 상당히 컸다.
시간 여유가 있었으면 순천만 가서 낙조를 보고 기차를 탔겠으나, 그 여유는 안되어 이번에는 포기하고, 다음에 순천-여수를 묶어서 다시 한번 내려올거다.
광명가는 기차시간까지 한시간 여유가 있었다.
순천역옆 이마트 물품보관함에 브롬톤이 들어간다는 이야기를 어디서 봐서, 이마트가서 브롬톤 넣어두고 근처 꼬막정식 같은거 먹을 계획이었지만, 물품보관함에 브롬톤은 들어가지 않았다.
나중에 찾아보니 싯포스트를 빼서 넣는 것 같은데, 여튼 실패해서 다시 역으로 와서 햄버거 하나 먹고 광명가는 기차에 올랐다.
KTX로는 순천역에서 내가 오늘 라이딩 시작한 구례구역까지 눈깜짝할 새 도착하더라.

마치며…

꽃은 못봤지만, 섬진강 자전거길의 반 정도 탔지만, 브롬톤이 있었길래 이런 당일치기 여행도 가능했다.
섬진강은 다시 꼭 와볼거고, 그땐 꽃을 보든, 단풍을 보든 또 뭔가 다른 걸 보게 되겠지.
섬진강 타고 내려가면서 기대만큼 “우와”를 남발할 일은 없어서 뭔가 밍숭한 느낌이었지만, 은은하게 뭔가 마음에 남는게 있다.
메밀국수 집의 면수같은 그런 느낌. 참으로 섬진강은 묘하다.

섬진강 브롬톤 자전거여행 계획

브롬톤 타고 봄 섬진강 가기

봄 섬진강

네 글자를 적었을 뿐인데도 가슴이 뛴다.
봄도 좋고, 매화가 필 섬진강도 좋고, 마냥 맘 속에 넣어놓고 바라기만 했던 버킷리스트라 어쩌면 올 봄엔 할 수 있을 것 같아 더 신난다.

광양 매화 축제는 올해(2018년)는 3월 17일 부터 3월 25일까지다.
섬진강 자전거길은 강진에서 시작해서 광양까지다. 길이는 약 170km.

일정 별 교통편

1박 2일

미리 예약해서 토일로 가든가 (3월 10일 ~ 11일 또는 3월 24일 ~25일)
아님 월요일 휴가 하루쓰고 일월로 가든가. (3월 11일 ~ 12일 또는 3월 25일 ~26일)

강진 가는길
임실까지 가는 기차가 있는데 이걸 타고 가서 버스타고 강진을 가든가,
아니면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에 강진까지 바로 가는 버스가 있다니 이걸 타든가.

집 오는 길
광양에서 KTX를 타자…….가 안되는구나.
KTX를 타려면 광양에서 순천역으로 가야함.
광양에서 성남오는 버스를 타는게 가장 간단한 방법임

당일

구례구역 ~ 광양까지 약 70키로

전 구간은 못타고 매화쪽을 집중공략하는 걸로해서…

1안.
차에 브롬톤을 싣고 광명역으로 가서 차는 광명역에 주차해 놓고…
KTX 광명 – 구례구역
광양 도착후 시외버스로 순천역으로 이동
KTX 순천 – 광명

확인하기 어려운 점: 광양에서 순천역으로 이동할때 시외버스를 어디서 탈지 시외버스에 브롬톤을 아래 짐칸에 실을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음

2안.
SRT + KTX 로 구례구역까지 이동
KTX 브롬톤을 놔둘 곳은 몇 개 객실의 두자리 정도이나, 역방향이기도 하고. KTX는 특실 타고 내려가기로 함.
KTX 특실은 맨 뒷자리는 공간이 있고, 좌석간 공간도 충분하여 브롬톤 놔두고 앉아갈 수도 있음

구례구역에서 광양까지 브롬톤으로 이동

광양에서 성남은 버스로 이동 <– 미리 예약하면 10% 할인해 줌

 

3안.

광명역에 주차해 놓고 (1일 주차비 9,000원 ~ 12,000원)

KTX 로 구례구역까지 이동

구례구역에서 하동까지 브롬톤으로 이동 (약 48키로)

하동역에서 순천역까지 경전선 무궁화호 기차로 이동

순천역에서 광명역까지 KTX로 이동

 

팁.

KTX라도 환승으로 검색해보면 요금 할인되는 경우가 있음

 

숙박

맛집

하동 여여식당

참고링크

산구루의 4대강 국토종주 자전거길 가이드 > 섬진강 종주 자전거길 가이드
KTX 브롬톤 좌석 자리 (비산천만 해당)

준비물

보조배터리, 펌프, 펑크패치, 연장, 안장방수커버, 연결케이블, 목버프

둘째와 둘만간 제주도 자전거여행

4/29~5/3 (4박5일)

첫날: 도착 – 제주숙소에서 휴식

무려 롯데호텔… (중문 롯데호텔은 아니고 제주시 롯데호텔)

비가 오락가락 하는 날씨에 공항에 도착하여 비살짝 맞고 숙소도착.

저녁은 찾아놓은 해물탕집으로 갔으나, 하필 휴무일.

그래서 삼성혈해물탕 갔는데, 전복뚝배기가 아주 푸짐하고 좋았다.

제주 맥파이까지 택시타고 가서 행복한 맥주나잇을 보내고 호텔로 택시타고 돌아와서 취침

 

둘째날: 제주 ~ 모슬포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데, 호텔 조식먹고 출발.

제주에서 시계반대방향으로 가려고 하는데, 자전거 길은 없고, 길에는 큰차들 씽씽 달려대고 아주 위험함.

그 와중에 둘째 자전거가 반사석 위에서 미끄러져 넘어짐. 정말 다행스럽게도 달리던 차가 없었는데, 큰일 날뻔 했다.

자전거 괜찮은지 살피는 둘째. 넘 마음 아팠다.

비는 더 쏟아지고. 자전거 여행인동 뭔동 그냥 버스타기로 하고, 빗물뚝뚝 떨어지는 자전거 이케아백에 대충 쑤셔놓고 오늘의 목적지인 모슬포까지 버스로 점프.

모슬포 도착하니 비가 그쳤다. 덕성홍에서 탕슉이랑 새우랑 짬뽕 먹고, 레몬트리 게스트하우스에 짐 풀고, 자전거 다시 꺼내서 예술인 마을로 출발.

덕승식당에서 갈치조림과 우럭조림으로 저녁 잘 먹고

산방산탄산온천가서 온천하고 맥주4캔 사서 게스트하우스의 밤을 기대하며 들어왔으나, 아저씨 몇명이서 야구 보다가 하루 마감.

 

 

셋째날: 모슬포 ~ 성산
넷째날: 성산 ~ 제주
다섯째날: 제주에서 출발

모슬포에서 일몰을 보자.
성산에서 일출을 보자.
4시까지 타고 4시면 버스타고 숙소로.

후쿠오카 유후인 여행

부제: 둘째와 둘만간 후쿠오카 유후인여행

 

시작

13만 5천원짜리 비행기 티켓을 발견하여 후다닥 구매하면서 시작된 후쿠오카 여행.

마침 회사 창립기념일에 둘째 재량휴업일이라 휴가를 하루만 더 내면 되는 그런 일정…

계획도 미루다 미루다 짜다보니 완전 날림 계획에, 비행기 출발일자가 다 되어 겨우 겨우 나혼자 동선도 완성하였다. 여행은 역시 준비한만큼 얻어오는게 확실히 맞았다.

유후인 이름만 들어봤지 어디 있는지도 몰랐으나, 그냥 유후인을 가보기로 하고 료칸을 검색해서 숙소를 잡았고, 오가는 교통편도 예매했다. 기차를 타고 왔다갔다 하려다, 비행기 내리는 시간이랑 기차시간이랑 너무 빡빡해서 수수료 내고 환불하면서 버스로 바꾸고. 싼 비행기 티켓 본 김에 그냥 일본 한번 가보고 료칸 한번 가보자는 심산으로 여행을 시작했다.

 

공항 그리고 진에어

12시 비행기라 아침 일찍 서둘러서 짐 챙겨 공항으로 출발. 면세점 쇼핑도 이젠 더 할 것도 없고… 카드 혜택으로 한식 공짜로 먹으러 가서 점심 먹고, 수속 밟았다. 첨 타보는 진에어, 물도 안 주는줄 알고 물도 한병 샀다. 후쿠오카까지 비행시간이래봐야 겨우 1시간 채 안되니 저가 항공이라고 해도 전혀 불편함 없었다. 물과 녹차 중 택일 가능한 서비스도 제공되더라. 괜히 물 샀다. 근데 승무원 멘트마다 끝에 진에어~ 하는데 ‘에어’가 r 발음이라 참 하는 사람도 민망할듯하고, 듣는 사람도 민망하고 그렇더라.

 

도착

후쿠오카 공항도착해서 국제선 청사 앞에서 바로 유후인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다. 예약해둔 버스표 받아서(카운터에 한국분도 계셨고, 친절하게 응대해 주시니 말 안통할 걱정은 전혀 안해도 되더라), 20미터쯤 떨어진 버스 정류장에 줄서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비가 와서 버스가 연착이다. 한시간 마다 한대씩 오는 버스가 1시간 20분 연착으로 도착했는데, 기다리는 사람은 대부분 한국사람들. 근데 불만 한마디 없이 잘 서있다. 신기했다.

 

유후인 후사시부

버스의 연착이유는 태풍으로 인한 폭우로 길 막힘. 버스타고 가는데 유후인까지는 몇군데 정거장에 정차를 한다. 타는 사람과 내리는 사람 없이도 칼 같이 정차하고, 정말 기계처럼 차분히 성실하게 꼼꼼하게 버스는 움직인다. 5시 조금 넘어서 유후인 도착. 예약해 둔 숙소(료칸 유리)에 짐 풀고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저녁은 이 동네에서 꽤 유명한 후사시부 라는 음식점. 구글맵스에서 찾아보고 메뉴판 찍힌거 가격보고 이곳으로 정했는데, 이 메뉴판은 옆 가게 메뉴판이었더라. 장어덮밥, 비프덮밥 시키고(무려 밥당 2200엔, 게다가 현금결재만 가능) 주위 테이블 먹는걸 살펴보니 뭔가 엄청 복잡해 보였다. 순서는 이러하다. 먼저 반찬으로 나온 여러가지를 먹고 있으면, 시킨 덮밥이 뚝배기안에 갓지은 밥에다 장어나 소고기가 올라와 있는대로 나오고, 그걸 걷어먹은 후 두번째로, 나온 나물들에 비벼서 먹고, 세번째로 거기다 물을 부어 오차즈께로 해 먹는다.
로컬비어 한잔 했는데, 생각보단 별로였다.

 

유후인 료칸 유리

유후인에는 료칸이 당연히 많다. 정식까지 포함해서 일박에 일인당 삼사십만원 하는 곳도 많다.
저렴하고 깨끗하며, 노천탕 있는 곳으로 찾아보다가 발견한 곳이다. 유후인 버스정류장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깔끔한 일본 가정식 조식 포함이고, 두툼한 이불이 준비된 다다미방이다.

노천탕은 시간을 예약해서 사용을 하는데, 우리는 밤 8시 좀 넘는 시간으로 예약을 했다.
시간에 맞춰 프론트로 내려가면 주인 아저씨가 안내해 주신다. 뒷문으로 나가 50m쯤 걸어가면 노천탕이 나온다.
폭 5m 길이 10m 쯤 되려나. 꽤 넓다. 늦여름이었지만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밤하늘을 쳐다보는 건 그 자체가 힐링이었다.

 

아픈 경훈

사실 경훈이가 많이 아팠다. 후사시부에서 먹은 저녁이 탈이 났다. 전날 잠을 얼마 안자고, 후쿠오카 도착해서도 과자 사먹고 했던게 한꺼번에 탈이 난 것 같다. 토사곽란을 엄청 하고, 겨우 추스려서 노천탕을 갔다가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좀 나아진 것 같다 했었는데, 씻고 나와서 물을 마시다가 정신을 잃고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십 몇년을 키우면서 첨 겪는 일이라 엄청 당황했다. 구급차를 불러서 응급실로 가야하나, 큰 일 나는거 아닌가 별별 생각을 다 했는데, 다행이 정신이 들어서 방으로 부축해 와서 자리에 눕혔다.

약국도 모두 문을 닫아서, 마시는 소화제 하나 살 수가 없었다. 약을 사러 돌아다니다 편의점에서 바늘을 사 왔다. 안되면 손가락이라도 따주려고.
정말 다행스럽게도, 쉬었더니 좀 나은지 손발이 따뜻해 지는게 한숨 돌리겠더라.
해외나갈 땐 꼭 여행자 보험 들고 상비약 사서 가야한다.

 

아침 산책

일어나서 훈 컨디션 체크하고, 많이 나아져서 혼자 산책을 나갔다.
기린코호수까지 걸어 갔다 왔는데, 깔끔한 시골길이었다.
기린코호숫가에는 샤갈 박물관이 있다는데, 시간이 허락지 않아 자그마한 호수만 보고 돌아왔다.

유후인에서 찍은 신발. 비가 늘 왔다.
유후인에서 찍은 신발. 비가 늘 왔다.

 

유후인의숲

료칸 유리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아픈애 진심으로 돌봐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도 하고 짐을 챙겨 길을 나섰다.
료칸 유리 사장님이랑 일하시는 할머니가 일본어 못하는 우리를 위해서 통역앱 켜놓고 진심으로 애써 주셨었다.
드디어 문을 연 약국에서 마시는 소화제 하나 사고(이건 아직 우리집 냉장고에 있다.), 유후인 거리 돌아다니면서 구경하다가
기차시간 맞춰서 역으로 갔다, 우리가 탈 기차는 ‘유후인의숲’이라고 테마 기차다. 바닥도 모두 나무로 되어 있다. 맨 앞 객차의 맨 앞자리가 로열석이고 여기 예약하려면 꽤나 애를 많이 써야 한다고 한다.

기차를 기다리다가 보니 유후인 역 플랫폼에는 족욕탕이 있다. 시간이 없어서 그냥 왔는데, 담에는 꼭 이용해 봐야지 싶었다. 유료다.
유후인의 숲 기차를 타고 기차를 탄 목적 중 하나인 에키벤을 샀다. 에키벤 만화책 읽으면서 무슨 도시락이 이렇게 비싸 했었는데, 정말 알차고 신선한 구성이다. 그렇게 한시간 여를 보내니 후쿠오카 역에 도착이다.

 

후쿠오카

하카다 역 근처에 숙소를 잡았다. 텐진 쪽으로는 아에 나가지 말자고 생각하고 그냥 하카다 역 근처에 있을 계획을 잡았다.
하카다역과 캐넌시티 다니면서 집사람 부탁했던 것도 사고, 구경도 하고 그렇게 다녔다.
늦은 점심으로 교자를 먹었고, 입을 옷이 없어서 티셔츠 한장씩 사고 그랬다.
저녁 잘 먹자면서…

 

저녁먹으러

또 비가 오기 시작했다.
동네 저녁 먹을만한 곳 찾아 보다가, 사시미를 먹고 싶다하여 결국 텐진미나미 근처의 유명하다는 사시미집을 찾아갔으나,
가이드북의 설명과는 달리 그 가게는 폐업인지 이전인지 그 자리에 없었다. 그런줄 모르고 몇 바퀴를 돌다가, 결국 그 근처 또 괜찮다는 집을 찾아서 거의 일키로미터를 걸었다. 가이드북의 영업시간은 끝나지 않았으나, 사장님인지 쉐프인지 영업 끝났다고 해서, 결국 비오는 거리를 두시간 걷고 택시타고 다시 호텔 근처로 돌아왔다.

동네 우동집에서 우동이랑 교자랑 맥주를 시켜놓고 먹으면서, 배려에 대해 잔소리를 엄청했다.
여행을 하면서 아빠의 민낯을 많이 보여주는 것 같다. 애들이 아빠에게서 넉넉함을 배워야 한다는데, 큰일이다.
담엔 같이 가면 정말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을 잔소리 후 많이 했다.

참. 택시 기사님이 둘러갔다. 일본도 그럴 수 있는 곳이구나 싶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돈키호테

후쿠오카의 돈키호테는 그렇게 크지 않다.
마지막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지하철타고 다녀왔다.
집사람 심부름 겸 해서 한바퀴 휘리릭 돌아서 그 무거운 짐을 들고, 호텔로 가서 체크아웃 했다.
일본 여행은 자잘한걸 많이 담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공항

하카다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공항으로 간다.
후쿠오카의 큰 장점 중 하나가 공항과 도심간이 가깝다는 점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공항 지하철역에서 국제선 청사까지가 좀 멀다.
셔틀을 타고 15분은 족히 간것 같다.
후쿠오카 공항의 체크인은 악명이 높다. 줄도 오래 서 있어야 하고, 캐리어 보안검사 해서 지퍼마다 못열게 스티커를 붙여 놓는다.
진에어타고 잘 돌아왔다.
참 공항 체크인 후 면세구역에서 로이스 초콜릿도 샀구나.

소감

2박 3일로 유후인-후쿠오카는 부족하다.
후쿠오카는 우리나라에서 가까워서 좋고, 공항에서 도심이 가까워서 좋다.
아들과 여행은 알아가는 과정 같아서 좋다. 이렇게 한번 같이 다녀오면 훨씬 더 신뢰가 생긴다. 그런 느낌을 서로 나누는게 참 좋다.
어쨋든 이번엔 내가 잔소리가 심해서 미안하다.

후쿠오카 골목

후쿠오카의 골목은 다양했다.

싸게 예약한 호텔을 찾아가다 지나게 된 골목에서 찍은 한 컷.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한 오후 다섯시 무렵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좁은 골목이었지만, 프렌치 레스토랑도 있고, 오래된 국수가게도 있고, 편의점도 있었다.
대구의 근대골목처럼 일부러 만든 것도 아닌 그냥 골목인데도,
후쿠오카의 골목은 대단히 다양한 색깔과 포스를 가지고 있었다.

후쿠오카 골목 어딘가
후쿠오카 골목 어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