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와 둘만간 군산여행

11 Jun

2014.6.5

작년 겨울부터 꼭 가자고 약속했던 둘째와의 군산행을 드디어 실행.

자전거 가지고 군산 돌아보기 + 기차 타고 가기 가 이번 여행의 pre requirements라,

수원에서 군산가는 새마을호를 예매하고, 집에서 수원역까지는 지하철 분당선을 이용하기로 했다.

브롬톤을 접어서 지하철 안에 넣어서 이동하는 건 대단히 편했지만 안에 넣기까지 들고 다니는 건 참 힘든 일이었다. 더군다나 한손에 한대씩 두대를 들고 엘리베이터 통해서 지하철역 수원역에서 경부선 플랫폼까지 들고 오는 일은 쉽지는 않았다.

지하철안 브롬톤. 참 장한 자전거

지하철안 브롬톤. 참 장한 자전거

 

맨 뒷자리가 자전거 넣기 제일 좋다는 걸 확인하고, 맨 뒷자리로 예매했으나 객실 방향이 반대라 맨 앞자리.

벽과 좌석 사이에 브롬톤을 넣고 그 위에 다리를 올리는 것도 아니고 내리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자세로 군산역까지 두시간을 달려 도착.

열차 맨 앞자리에 브롬톤 두기

열차 맨 앞자리에 브롬톤 두기

 

처음 가볼 곳은 중동호떡. 경훈이가 찾아낸 집인데 역사가 60년이 넘는 호떡집이다. 군산역에서 금강을 따라 난 자전거길을 가는데, 경치가 참 좋았다. 강 근처 자전거길은 정말 타는 맛이 있다. 한 이십분을 달려서 찾아간 호떡집은 이른 오전이라 그런지 조용했는데, 줄 서서 먹는 듯 번호표 뽑는 기계도 있더라.

기름 없이 구워내는 호떡인데, 떡 비슷하기도 하고 맛있었다.

3대째 중동호떡. 한개 800원

3대째 중동호떡. 한개 800원

 

호떡을 먹고 버스터미널로 가서 버스표를 샀다. 올라가는 차편도 기차 예약을 했지만 내려서 집까지 지하철 타고 가기도 힘들 것 같고, 터미널이 시내 중심이 있어서 구경하고 다시 돌아오기도 나을 것 같았다.

 

지나쳐온 경안동 철길마을로 이동.

사실 철길마을이라고 따로 부르기는 하지만 철길의 흔적은 터미널 부터 있다. 2007년까진가 실제 기차가 운행했다니 놀라운 일이었고, 큰 사고 없이 사람과 기차가 같이 살아갔다는게 신기했다.

 

군산을 왔으니 이성당엘 가야지.

다시 페달질을 해서 이성당으로 간다. 시장을 지나 가는데, 자전거길이 따로 없어 좀 위험하다. 길도 좁고. 오늘도 이성당엔 줄이 길다. 앙금빵이랑 야채빵만 사는 사람만 줄을 서도록 만들었는데, 줄 서 있다가 너무 많이 사서 팔려고 하시는 아주머니에게 빵을 사서 그 긴 줄에 계속 서있지 않아도 되었다. 여기서 그만했어야 하는데, 밀크쉐이크 맛있었던 기억이 나서 하나 사먹으려다 그 줄이 길어 거의 삼십분을 서 있었던 것 같다.

 

뿌듯하다. 이성당 노란봉지.

뿌듯하다. 이성당 노란봉지.

 

히로스 가옥으로 간다. 군산은 일본이 쌀을 자기나라로 가져가기 위한 전진기지였다. 그래서 일본 잔재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는데, 그게 다 관광지다. 우리나라 안의 30년대 일본 유적 답사라고 할까… 이 집도 이층집인데, 마당도 아기자기하고 탑도 하나 있고, 잘먹고 잘살았겠구나 싶었다.

히로스가옥 맞은편 벽에 주차된 브롬톤. 멋진 디자인.

히로스가옥 맞은편 벽에 주차된 브롬톤. 멋진 디자인.

 

일제시대 생활상이 잘 보존되어 있는 군산근대역사박물관으로 이동하다가 8월의 크리스마스에 나왔던 초원사진관을 지났다. 어느 시골에서 찍은 줄 알았는데 군산이었다. 한석규도 심은하도 젊더라. 그 영화보던 나도 젊었었겠지. 둘째는 영화를 못봤다. 선방문 후감상 하기로.

 

군산근대역사박물관 옆에 일본식 석조건물인 (구)군산세관이 있다. 그리고 박물관은 근엄하거나 딱딱하지 않고 재밌었다. 30년대 생활상 전시해 놓은 전시관이 가장 인기가 많았는데, 옛날 한복입고 사진도 찍고, 책상에 앉아보고, 되도 재보고 이것 저것 다양하게 많이 해볼 수 있다. 자전거를 밖에다 묶어놓을 수도 없고 박물관에 어떻게 들어갈까 고민하다가, 안내하시는 선생님께 사정을 말씀드리고 유모차 옆에 놔둘라 했더니 비싼 자전거 잊어버리면 어떡하냐고 앉아계시는 책상뒤에 두라 하신다.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원래 코스는 우리나라에서 세손가락 안에 꼽는 복성루 짬뽕이었으나, 페북 친구인 고마니 사장님이 군산이 고향이라며 추천해주신 경산옥으로 늦은 점심을 먹으러 갔다. 가격이 싸지는 않았지만 기본반찬부터 전라도 음식의 진수를 보여주듯 맛있는 것들만 있었고, 주문한 메로구이랑 아구탕도 완전 맛났다.

경산옥의 밑반찬. 아직 메인메뉴는 나오기 전.

경산옥의 밑반찬. 아직 메인메뉴는 나오기 전.

 

 

부른배를 두드리며 진포해양테마공원으로 갔다. 고려시대 최무선 장군이 화포를 이용해 왜구를 무찔렀다는 건 배워서 알았고, 그게 진포라는 건 알았던 것 같기도 한데, 진포가 군산 인근이라는 건 처음 알았다. 그래서 진포해양테마공원에는 탱크, 장갑차, 비행기, 군함 들이 막 세워져 있었다…

 

바로 터미널로 가려다가, 시간이 조금 남아서 동국사로.

동국사는 국내 유일한 일본식 양식을 갖춘 사찰이라고 한다. 절이 크지는 않았지만, 대웅전만 보면 여기가 군산인지 일본 어딘지 모르겠더라.

국내유일 일본식 사찰인 동국사 대웅전

국내유일 일본식 사찰인 동국사 대웅전

 

동국사에서 화장실이 급해 게스트하우스인 고우당으로.. 더치커피가 2000원이라 마셨는데, 원액에 비해 물이 많아서 별로였다. 고우당은 게스트하우스, 커피집, 식당, 술집 등이 옛날 일본식 목조건물 촌 같은 곳에 모여져 있다. 정원도 있고 분수도 있고. 깨끗해서 혹시 일박할일 있으면 꼭 여기서 묵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고우당은 옛날과 지금이 섞여있는 군산을 잘 보여준다.

고우당은 옛날과 지금이 섞여있는 군산을 잘 보여준다.

 

출발시간 45분 남기고 열 페달질 해서 25분 남기고 터미널에 도착해서 처음으로 버스 화물칸에 자전거를 싣고 다행이 안 막히는 고속도로 덕에 10시 덜되어 성남 터미널 도착.

그렇게 두번째 가본 둘만의 여행은 아기자기한 추억을 많이 만들고, 맛있는 것들도 많이 먹고 잘 끝났다.

집으로 가는길. 신통방통 브롬톤

집으로 가는길. 신통방통 브롬톤

 

둘째와 둘만간 시리즈 1편: 여수여행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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