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정시로 의대 원서쓰기

이 글은 기록용이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까 해서 적는 글이기도 하다. 

의대 원서쓰기는 쉽게 쓰자면 크게 어렵지 않다. 지원할 학생도 빤하고, 지원할 대학도 빤하다. 그러다보니 상위권 학생들이 촘촘하게 들어가고, 이례적인 경우가 생길 확률도 적고, 생긴다 하더라도 작은 이례적인 상황들이 생긴다.

입시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요즘 이과는 의치한수… 이런 순이다. 우스갯 소리로 지방대 의대 들어갔다고 친척어른께 말씀드리면, 잘 했네… 공부 조금 더 해서 연고대 공대 갔으면 더 좋았을 걸… 이런 대화가 오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먼저 지원 결과는 아래와 같다.

가, 나, 다군 3곳 모두 의대 지원해서 가군, 나군 합격하고 다군은 아깝게 떨어졌음.
가군이 제일 갔으면 했던 곳(지거국의)이었고, 나군(지사의)이 안정지원, 다군(지사의)은 점수 구조상 안맞았지만 합격하면 갈지도 모르는 곳으로 지원.
 
가군은 추합2번, 나군은 4년 장학생으로 최초합.

일단 수능 성적은 나와야 한다.

기본적으로 열심히 하고, 그 다음엔 운도 좀 따라줘야 한다.

잡고 가야할 기본 개념들

점수의 종류: 원점수, 등급, 백분위, 표준점수

예전 생각하면 수능이 참 복잡하다. 일단 점수가 4개다. 하나씩 보자.

  • 원점수: 시험봐서 받은 점수다. 국, 수, 영은 100점 만점, 과탐은 50점 만점이다. 더 이상 활용되지 않는다.
  • 등급: 상위 4%는 1등급이다. 이 1등급 안에 들면 모두 같다. 0.1%든 4%든 같다. 영어는 절대평가라 90점 넘으면 모두 1등급을 준다. 등급은 정시에서는 영어를 제외하면 전혀 중요하지 않다. 수시로 지원하고 수능 최저등급을 맞춰야 하는 경우에 아주 중요하다. 4합5, 3합4 이런 기준들이 있는데, 1점차이로 등급이 내려가면 전체를 망해 버리는 경우가 생긴다. 이래서 재수하는 애들도 꽤 많다.
  • 백분위: 1등부터 세운다음에 %로 환산한 점수다. 이번에 국어 백분위 100%가 원점수로 80 몇점인가 그랬다. 국어 백분위 100%에 들어간 애들의 백분위 점수는 같아서 그 안에서 차이는 없어진다. 국어 100점이나 80몇점이나 같다는 이야기다.
  • 표준점수: 과목의 난이도에 따라 만점이 달라진다. 과탐 같은 경우에 쉽게 출제된 과목에서 1개 틀린애랑, 어렵게 출제된 과목에서 1개 틀린애랑 점수가 같으면 불공평하지 않나. 뭐가 쉽게 출제될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그래서 표준점수라는게 있다. 어려운 과목에서 1개 틀리면 쉬운 과목에서 1개 틀리는 것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는다.

이번 수능은 국어가 역대 최고로 어려웠고, 묻혔지만 물리1, 화학1은 비교적 쉬웠다. 그래서 원점수와 등급과 백분위와 표준점수간 드라마틱한 차이가 생겨버렸다.

예를 들면 이렇다(레인보우테이블 수능직전 버전 기준). 국/수 2 과목의 원점수 합이 180인 두 학생이 있다고 해보자.

  원점수합 백분위합 표준점수합
학생A  90  90  180  193(99+94)  263(139+124)
학생B  100  80  180  174(100+74)  266(150+116)

각 대학교의 선발 기준

내 점수가 표준점수로 유리한지, 백분위로 유리한지 살펴보고, 지원학교를 골라야 한다.

  • 국수는 표준점수 + 과탐은 표준변환점수: 연세대, 성균관대, 고려대, 경북대, 부산대 등
  • 표준점수 위주 학교: 인제대, 충남대, 영남대, 동아대, 동국대 등
  • 백분위 위주 학교: 순천향대, 가톨릭관동대, 을지대, 계명대 등

대학교 마다 과목별 반영비율이 다르므로, 내 점수가 어느 대학에 유리한지 살펴보고 지원학교를 골라야 한다.

학교별 국수과탐 반영비율 예

  • 인제대: 1:1:1
  • 단국대: 4:8:5

학교간 입결 비교

입결은 커트라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어떤 기준으로 선발하느냐에 따라 같은 학생들이 지원하더라도 어떤 학교에서는 100명중 30등을 할 수도 있고, 어떤 학교에서는 100명중 90등을 할 수도 있다. 즉 학교간 비교가 불가능한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나온 개념이 누백인데, 누백은 받은 점수로 학교별 기준으로 줄을 세웠을때 몇%에 해당하는가이다. 누백 몇% 인지는 점수를 입력하면 계산해 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무료로 나눠주는 분(예: 고속성장님)들이 계셔서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이 누백으로 입결을 비교해볼 수 있다. 

2018년에 치뤄진 2019년 수능의 상위대학 입결은 여기 잘 정리된 것이 있다.

https://orbi.kr/00023728772 

자연계 입시결과 커트라인을 보면 의예과 기준으로 경북대가 가군 0.5~0.6사이에 위치해 있고, 단국대가 다군 0.7~0.8사이에 위치해 있는데, 경북대는 합격했지만 단국대는 떨어졌다. 예전 학력고사 시대랑은 커트라인 보는 방법 자체가 달라졌다.

정시 지원을 위해 했던 분석들

수능 채점을 해보고 나서, 어느 정도 갈 수 있을지 소위 라인을 잡아봐야 한다. GS(고속성장님이 만든 위에서 말한 분석을 위한 엑셀파일), 오르비에서 만들어주시는 레테(‘레인보우테이블’이라고 원점수와 백분위, 표준점수를 확인할 수 있는 표) 이런 기본적인 자료도 잘 모를때였다.

사설컨설팅 무료이벤트

수만휘에서 사설컨설팅 하는 분이 무료 컨설팅 이벤트를 했는데 거기 신청해서 다녀왔는데, 대강의 흐름을 한번에 잡기 유용했다. 어느 대학이 가능할지 어디는 어려울지, 왜 어려울지 감을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수능 성적표 나오기 전까지는 정말 추측일 수 밖에 없는 것이, 원점수는 알지만 표준점수나 백분위는 추측이라, 실제 수능 성적표를 받아봐야 그나마 조금 더 정확하게 지원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진학사

실제 점수로 모의지원을 해 볼 수 있다. 샘플이 가장 많기 때문에 가장 정확하다고 할 수 있고, 가장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걸 역이용해서 허위 샘플을 넣어서 경쟁률을 높인 후 다른 학생이 지원하기 무섭게 만들어, 자기들 관리 학생들 중에 점수 낮은 학생들을 합격시킨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특정 재수학원원생들은 진학사에 점수 입력하거나 지원하지 말라고 해서 지금 보고 있는 진학사 경쟁률이 말도 안되기 낮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그랬다.

그래도 이게 나름 샘플이 젤 많으니, 이거 쓰는게 최선이다 싶다. 8만원인가 내면 무제한으로 모의 지원해 볼 수 있다. 돈 몇 만원 아끼지 말고 첨부터 젤 비싼걸로 결제해서 많이 활용해 보는게 낫다.

모집인원이 많은 학과는 조작의 가능성이 낮을 수 밖에 없고, 추세의 방향은 무시할 수가 없는 것이라 몇개 학교를 정해놓고, 매일 지원 내용이 업데이트 될때마다 업데이트를 했고, 지원자들의 점수를 기준으로 unique하게 일련번호를 입력해서 각 지원자들의 선호를 확인했다. 이렇게 하면 나보다 점수를 더 잘 받은 학생들이 여러군데 합격했을 때, 내가 지원한 학교를 선택할지 빠질지 비교적 정확하게 감을 잡을 수 있다.

이걸 매일했다. 지원전날까지 정리를 해 보니까, 대략 몇등 정도에서 합격할 수 있을지까지도 약간의 오차는 있지만 가늠할 수 있었다.

(혹시 정리했던 포맷 궁금하신 분은 shrewd@naver.com 으로 메일 보내시고 댓글 남겨주세요. 특별한 건 없는 그냥 샘플이긴 합니다.)

Feit

오르비에서 Feit Medical 버전을 구매했다. 
원서 접수 기간 최종판까지 십여회를 업데이트 받았다.
 
10만원 근처였던 것 같은데, 약 90페이지의 리포트를 제공해 준다.
실제 받은 점수로 어느 학교에 지원이 가능하고, 합격 가능성이 몇 %나 될지 추정해서 계속 업데이트해 준다.
 
합격 가능성도 유용하지만, 가장 좋았던 점은 각 학교 의대에 대한 정보인데, 전공의 TO라든가, 자교 병원에 대한 정보, 의대 가면 군대 어떻게 되는지 등등, 유용한 정보가 많았다.
 
그렇지만 리포트 형식으로 전달받다 보니, 주는 숫자를 블랙박스 형태로 왜 그런지에 대한 내용없이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 생겨서 마지막에 힘든 상황이 생기기도 했다.
 
지원 하려고 거의 90% 결정했던 학교의 작년 정시이월 숫자와 올해 정시이월 숫자가 차이가 나면서 합격 가능성이 거의 3분의 2로 내려 앉아버렸는데 이걸 정시이월 수가 발표나고 이틀인가 지나서 마지막 리포트에 반영이 되어서, 대 혼란을 겪었었다.
 
문의 메일로 메일을 보내니 바로 답장이 와서, 피드백 속도에는 굉장히 만족했었다.
 
데이터 기반으로 만드는 보고서를 customized해서 텍스트 포함해 전달받다 보니, 보고서에 대한 기대를 너무 높게 만드는 부작용이 있지 않나 싶었다.
 
전체적으로는 돈 아깝지 않았다.
 

GS(고속성장 분석기)

 
ID 코스모스핌이라고 쓰시는 일명 고속성장님이 만들어 주시는 엑셀표다.
점수를 넣으면 주요 학교와 과에 대해 합격가능성을 색깔로 보여준다. 
 
무료로 만들어서 배포해 주시고, 디씨 수능갤, 오르비에서 파일을 공유해 주셨는데, 작년에 분란이 있어서 그만한다고 하셨다만, 최근 다음카페 파파안달부루스에 다시 나타나셔서 2019년에 보는 2020 수능 자료도 만들어 주실 것 같긴하다.
 
이 표의 좋은점 중에 하나는 몇년간의 점수 현황까지 제공해 준다는 것인데, 과거 데이터 기반의 통계자료로는 최고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거 쓰면서 생명하나 더 맞았으면 어느 학교까지 갔겠구만, 조금만 더 잘하지…이런 생각 많이 했다.

분석해 보니…

모집인원 몇 명 안되는 과에 눈치작전으로 굉장히 전략적으로 지원(과거 입결 비해 엄청나게 떨어지는(‘빵’이라고 한다.) 학과가 심심치 않게 생기기도 한다.) 하지 않는 한 이 정도 자료들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판단도 본인 책임이고 결정도 본인 책임이다. 
 
하나의 자료만 맹신하지 말고, 종합해서 보고 꾸준하게 추세의 변동이 있는지 살펴본다면 실패 확률은 정말 엄청나게 줄일 수 있을것이다.

참고사이트

좀 덜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의치한수 지향 커뮤니티. 요즘 애들은 이렇구나 하는 것도 알게되고, 정말 최소한의 필터만 있는 날것의 커뮤니티지만, ‘한강의 흐름‘, ‘청서‘님 등 훌륭한 전문가가 많이 계심

멤버 수 260만의 대입 대표 네이버카페. 학부모도 많고 학생도 많은데, 학교 커버리지가 넓음. 그렇다보니 좀 산만할 수도 있지만, 워낙 활성화된 카페

  • 파파안달부루스: https://cafe.daum.net/papa.com

주로 학부모들이 많이 모여있는 입시 커뮤니티 다음 카페. 점잖고 학부모 시각에서 작성된 글이 많고 정제된 정보들이 많음. 학생아닌 학부모 입장이라 참 편한 분위기였음 

 

 

Published by

changho

양창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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