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칸 내부. 노랑과 청색이 산뜻하다.

프라하 부다페스트 구간 야간열차 탑승기

프라하in-out 항공권을 사놓고 어디를 더 가볼까 고민하다가 부다페스트를 택한건 순전히 이 야간열차 때문이었다.
정말 어렸을때 국내에도 야간에 다니는 침대열차가 있었고 타봤던 기억이 어슴프레 난다.
내 아들에게도 이 추억을 선물하고 싶었다.

프라하에서 부다페스트까지는 기차로도 6시간이 걸리는 가깝지 않은 거리다.
낮에 이동하자면 반나절을 까먹어야 하니, 꼭 가야할 이유가 없으면 차라리 뮌헨이나 짤즈부르크를 일정에 넣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야간열차가 있음을 확인하고 그냥 부다페스트를 가기로 했다.

예약

많은 블로그에서 예약 절차에 대해 잘 설명해 놓았다.
체코철도청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예약을 하면 되는데, 언어를 영어로 바꿔놓고 진행하면 어렵지 않지만, 침대칸은 인기가 많고 몇개 없어서 정말 미리미리 예약을 해야한다.
이 밤기차가 모두 침대기차인건 아니고, sleeper를 선택해야 침대칸인거고
slepper에도 1인실, 2인실, 3인실이 있다.
우리는 2인실 예약했고 가격은 인당 1380CZK인데 환산하면 약 65,000원이다.
프라하 중앙역(praha hl.n) 출발시간은 밤 11: 58, 부다페스트 캘레티 역(Budapest-Keleti pu) 도착시간은 아침 8:37이다.
낮시간 기차보다 소요시간이 2시간 정도 더 걸린다.

탑승

프라하 국제공항에 도착한후 공항버스 타고 바로 프라하 역으로 이동.
근처 꼴레뇨집에서 늦은 저녁을 먹고, 역으로 다시 이동해서 기차를 기다린다.
밤 10시 넘으니 역의 많은 상점들이 문을 닫긴 하지만 몇군데는 여전히 영업을 하고, 사람들도 꽤 오가기 때문에 위험하단 생각은 전혀 들진 않았다.
역안에 샤워시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샤워를 해보기로 했다. 시간도 남고해서.
역의 왼쪽과 오른쪽에 샤워시설(유료)이 있는데 왼쪽은 보수공사중이었고 오른쪽 샤워시설로 가서, 아주머니한테 돈 드리고(얼마였더라…1천원쯤…) 샤워했다. 샤워장은 1인실로 나눠져있고, 꽤 공간이 넓어서 충분히 샤워하고 옷갈아입고 할 수 있었다. 전기 콘센트도 있어서 샤워하면서 스마트폰 충전도 하고.
큰 수건 한장 준다. 비누는 그냥 내거 썼다.
기차가 들어오는 플랫폼은 중간쪽 통로로 쭉 들어가면 된다. 플랫폼 번호보고 들어가서 계단을 올라가면 기차가 들어오는 플랫폼에 도착하게 된다. 시간이 다 되어 우리 플랫폼으로 기차가 들어와서 서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우리 티켓의 객실번호를 한 칸은 없다. 물어보니 그건 침대차라 따로 보내져서 여기서 결합하게 된다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잠시 후 침대차 칸이 와서 이 기차와 결합했다.
드디어 탑승

부다페스트 중앙역. 기차는 이렇게 생겼다.
부다페스트 중앙역. 기차는 이렇게 생겼다.

기차안

우리나라에서 예약 후 출력한 티켓이 정말 티켓이다.
티켓에 적혀진 방(?)에 들어가 있으면 차장 아저씨가 나타나서 표 확인하고 내일 아침식사 때 커피를 먹을 건지 차를 먹을건지 물어보고 적고 간다. 기차의 3/4가 침대가 들어있는 공간이다 보니, 한 사람이 다닐만한 너비의 통로는 한쪽으로 치우쳐 나 있다.
우리가 잘 침대칸에 들어갔다. 공간이 협소하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맞다 협소하다.
1층, 2층 침대가 있고, 세면대가 있다. 각 침대마다 독서등이 있고, 콘센트가 있어서 휴대폰 충전 가능하다.

침대칸 내부. 노랑과 청색이 산뜻하다.
침대칸 내부. 노랑과 청색이 산뜻하다.

트렁크 두개 놓으니 출입문까지 가는 것도 빡빡하다.
옆 침대칸이랑은 나무 판자 하나로 분리되어 있다. 손잡이 잡고 밀면 그냥 옆 칸 침대 나올 것 같은 느낌이다.
이 기차칸 끝엔 샤워실과 화장실이 있다. 새벽에 잠 깨서 화장실 몇번 갔다왔는데, 샤워실에 사람 있는 건 못봤다.

샤워시설. 수압체크는 못했음
샤워시설. 수압체크는 못했음

침대칸 너머 일반 객실 구경도 가봤는데, 이날 사람이 많지 않아서인지 붙어있는 의자 3개를 침대삼아 자는 사람들도 있더라.
돈 아끼려면 그렇게 하루 보내도 될듯…

승차감

침대 매트리스는 많이 두껍진 않아도 충분하다. 이불과 베개도 쾌적했다. 하지만 달리는 열차 안이라 숙면을 취하는건 좀 쉽지 않았다. 몇 번 깨긴했는데 덜컹거리는 소음과 움직이는 느낌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는 전혀 아니고, 잠들다 깨다 그러면서 나름 잘 잤다.

아침밥

7시쯤이었던 것 같다.
차장총각이 깨우면서 전날 주문했던 차/커피와 빵 (쪼가리)과 버터 잼을 주고 간다.

빵과 차(커피)와 버터와 잼과 비스켓
빵과 차(커피)와 버터와 잼과 비스켓

총평…

하루밤 숙박비로 꽤 먼거리를 이동한다는 점에서, 괜찮은 방법이었다.
잠자리도 크게 불편하지 않고, 아침도 제공받았고, 해뜰무렵 기차 창문을 통해 동유럽 헝가리 풍경을 보는 것도 좋았다.

동유럽 어딘가
동유럽 어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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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gho

양창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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