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유후인 여행

12 Sep

부제: 둘째와 둘만간 후쿠오카 유후인여행

 

시작

13만 5천원짜리 비행기 티켓을 발견하여 후다닥 구매하면서 시작된 후쿠오카 여행.

마침 회사 창립기념일에 둘째 재량휴업일이라 휴가를 하루만 더 내면 되는 그런 일정…

계획도 미루다 미루다 짜다보니 완전 날림 계획에, 비행기 출발일자가 다 되어 겨우 겨우 나혼자 동선도 완성하였다. 여행은 역시 준비한만큼 얻어오는게 확실히 맞았다.

유후인 이름만 들어봤지 어디 있는지도 몰랐으나, 그냥 유후인을 가보기로 하고 료칸을 검색해서 숙소를 잡았고, 오가는 교통편도 예매했다. 기차를 타고 왔다갔다 하려다, 비행기 내리는 시간이랑 기차시간이랑 너무 빡빡해서 수수료 내고 환불하면서 버스로 바꾸고. 싼 비행기 티켓 본 김에 그냥 일본 한번 가보고 료칸 한번 가보자는 심산으로 여행을 시작했다.

 

공항 그리고 진에어

12시 비행기라 아침 일찍 서둘러서 짐 챙겨 공항으로 출발. 면세점 쇼핑도 이젠 더 할 것도 없고… 카드 혜택으로 한식 공짜로 먹으러 가서 점심 먹고, 수속 밟았다. 첨 타보는 진에어, 물도 안 주는줄 알고 물도 한병 샀다. 후쿠오카까지 비행시간이래봐야 겨우 1시간 채 안되니 저가 항공이라고 해도 전혀 불편함 없었다. 물과 녹차 중 택일 가능한 서비스도 제공되더라. 괜히 물 샀다. 근데 승무원 멘트마다 끝에 진에어~ 하는데 ‘에어’가 r 발음이라 참 하는 사람도 민망할듯하고, 듣는 사람도 민망하고 그렇더라.

 

도착

후쿠오카 공항도착해서 국제선 청사 앞에서 바로 유후인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다. 예약해둔 버스표 받아서(카운터에 한국분도 계셨고, 친절하게 응대해 주시니 말 안통할 걱정은 전혀 안해도 되더라), 20미터쯤 떨어진 버스 정류장에 줄서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비가 와서 버스가 연착이다. 한시간 마다 한대씩 오는 버스가 1시간 20분 연착으로 도착했는데, 기다리는 사람은 대부분 한국사람들. 근데 불만 한마디 없이 잘 서있다. 신기했다.

 

유후인 후사시부

버스의 연착이유는 태풍으로 인한 폭우로 길 막힘. 버스타고 가는데 유후인까지는 몇군데 정거장에 정차를 한다. 타는 사람과 내리는 사람 없이도 칼 같이 정차하고, 정말 기계처럼 차분히 성실하게 꼼꼼하게 버스는 움직인다. 5시 조금 넘어서 유후인 도착. 예약해 둔 숙소(료칸 유리)에 짐 풀고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저녁은 이 동네에서 꽤 유명한 후사시부 라는 음식점. 구글맵스에서 찾아보고 메뉴판 찍힌거 가격보고 이곳으로 정했는데, 이 메뉴판은 옆 가게 메뉴판이었더라. 장어덮밥, 비프덮밥 시키고(무려 밥당 2200엔, 게다가 현금결재만 가능) 주위 테이블 먹는걸 살펴보니 뭔가 엄청 복잡해 보였다. 순서는 이러하다. 먼저 반찬으로 나온 여러가지를 먹고 있으면, 시킨 덮밥이 뚝배기안에 갓지은 밥에다 장어나 소고기가 올라와 있는대로 나오고, 그걸 걷어먹은 후 두번째로, 나온 나물들에 비벼서 먹고, 세번째로 거기다 물을 부어 오차즈께로 해 먹는다.
로컬비어 한잔 했는데, 생각보단 별로였다.

 

유후인 료칸 유리

유후인에는 료칸이 당연히 많다. 정식까지 포함해서 일박에 일인당 삼사십만원 하는 곳도 많다.
저렴하고 깨끗하며, 노천탕 있는 곳으로 찾아보다가 발견한 곳이다. 유후인 버스정류장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깔끔한 일본 가정식 조식 포함이고, 두툼한 이불이 준비된 다다미방이다.

노천탕은 시간을 예약해서 사용을 하는데, 우리는 밤 8시 좀 넘는 시간으로 예약을 했다.
시간에 맞춰 프론트로 내려가면 주인 아저씨가 안내해 주신다. 뒷문으로 나가 50m쯤 걸어가면 노천탕이 나온다.
폭 5m 길이 10m 쯤 되려나. 꽤 넓다. 늦여름이었지만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밤하늘을 쳐다보는 건 그 자체가 힐링이었다.

 

아픈 경훈

사실 경훈이가 많이 아팠다. 후사시부에서 먹은 저녁이 탈이 났다. 전날 잠을 얼마 안자고, 후쿠오카 도착해서도 과자 사먹고 했던게 한꺼번에 탈이 난 것 같다. 토사곽란을 엄청 하고, 겨우 추스려서 노천탕을 갔다가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좀 나아진 것 같다 했었는데, 씻고 나와서 물을 마시다가 정신을 잃고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십 몇년을 키우면서 첨 겪는 일이라 엄청 당황했다. 구급차를 불러서 응급실로 가야하나, 큰 일 나는거 아닌가 별별 생각을 다 했는데, 다행이 정신이 들어서 방으로 부축해 와서 자리에 눕혔다.

약국도 모두 문을 닫아서, 마시는 소화제 하나 살 수가 없었다. 약을 사러 돌아다니다 편의점에서 바늘을 사 왔다. 안되면 손가락이라도 따주려고.
정말 다행스럽게도, 쉬었더니 좀 나은지 손발이 따뜻해 지는게 한숨 돌리겠더라.
해외나갈 땐 꼭 여행자 보험 들고 상비약 사서 가야한다.

 

아침 산책

일어나서 훈 컨디션 체크하고, 많이 나아져서 혼자 산책을 나갔다.
기린코호수까지 걸어 갔다 왔는데, 깔끔한 시골길이었다.
기린코호숫가에는 샤갈 박물관이 있다는데, 시간이 허락지 않아 자그마한 호수만 보고 돌아왔다.

유후인에서 찍은 신발. 비가 늘 왔다.

유후인에서 찍은 신발. 비가 늘 왔다.

 

유후인의숲

료칸 유리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아픈애 진심으로 돌봐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도 하고 짐을 챙겨 길을 나섰다.
료칸 유리 사장님이랑 일하시는 할머니가 일본어 못하는 우리를 위해서 통역앱 켜놓고 진심으로 애써 주셨었다.
드디어 문을 연 약국에서 마시는 소화제 하나 사고(이건 아직 우리집 냉장고에 있다.), 유후인 거리 돌아다니면서 구경하다가
기차시간 맞춰서 역으로 갔다, 우리가 탈 기차는 ‘유후인의숲’이라고 테마 기차다. 바닥도 모두 나무로 되어 있다. 맨 앞 객차의 맨 앞자리가 로열석이고 여기 예약하려면 꽤나 애를 많이 써야 한다고 한다.

기차를 기다리다가 보니 유후인 역 플랫폼에는 족욕탕이 있다. 시간이 없어서 그냥 왔는데, 담에는 꼭 이용해 봐야지 싶었다. 유료다.
유후인의 숲 기차를 타고 기차를 탄 목적 중 하나인 에키벤을 샀다. 에키벤 만화책 읽으면서 무슨 도시락이 이렇게 비싸 했었는데, 정말 알차고 신선한 구성이다. 그렇게 한시간 여를 보내니 후쿠오카 역에 도착이다.

 

후쿠오카

하카다 역 근처에 숙소를 잡았다. 텐진 쪽으로는 아에 나가지 말자고 생각하고 그냥 하카다 역 근처에 있을 계획을 잡았다.
하카다역과 캐넌시티 다니면서 집사람 부탁했던 것도 사고, 구경도 하고 그렇게 다녔다.
늦은 점심으로 교자를 먹었고, 입을 옷이 없어서 티셔츠 한장씩 사고 그랬다.
저녁 잘 먹자면서…

 

저녁먹으러

또 비가 오기 시작했다.
동네 저녁 먹을만한 곳 찾아 보다가, 사시미를 먹고 싶다하여 결국 텐진미나미 근처의 유명하다는 사시미집을 찾아갔으나,
가이드북의 설명과는 달리 그 가게는 폐업인지 이전인지 그 자리에 없었다. 그런줄 모르고 몇 바퀴를 돌다가, 결국 그 근처 또 괜찮다는 집을 찾아서 거의 일키로미터를 걸었다. 가이드북의 영업시간은 끝나지 않았으나, 사장님인지 쉐프인지 영업 끝났다고 해서, 결국 비오는 거리를 두시간 걷고 택시타고 다시 호텔 근처로 돌아왔다.

동네 우동집에서 우동이랑 교자랑 맥주를 시켜놓고 먹으면서, 배려에 대해 잔소리를 엄청했다.
여행을 하면서 아빠의 민낯을 많이 보여주는 것 같다. 애들이 아빠에게서 넉넉함을 배워야 한다는데, 큰일이다.
담엔 같이 가면 정말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을 잔소리 후 많이 했다.

참. 택시 기사님이 둘러갔다. 일본도 그럴 수 있는 곳이구나 싶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돈키호테

후쿠오카의 돈키호테는 그렇게 크지 않다.
마지막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지하철타고 다녀왔다.
집사람 심부름 겸 해서 한바퀴 휘리릭 돌아서 그 무거운 짐을 들고, 호텔로 가서 체크아웃 했다.
일본 여행은 자잘한걸 많이 담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공항

하카다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공항으로 간다.
후쿠오카의 큰 장점 중 하나가 공항과 도심간이 가깝다는 점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공항 지하철역에서 국제선 청사까지가 좀 멀다.
셔틀을 타고 15분은 족히 간것 같다.
후쿠오카 공항의 체크인은 악명이 높다. 줄도 오래 서 있어야 하고, 캐리어 보안검사 해서 지퍼마다 못열게 스티커를 붙여 놓는다.
진에어타고 잘 돌아왔다.
참 공항 체크인 후 면세구역에서 로이스 초콜릿도 샀구나.

소감

2박 3일로 유후인-후쿠오카는 부족하다.
후쿠오카는 우리나라에서 가까워서 좋고, 공항에서 도심이 가까워서 좋다.
아들과 여행은 알아가는 과정 같아서 좋다. 이렇게 한번 같이 다녀오면 훨씬 더 신뢰가 생긴다. 그런 느낌을 서로 나누는게 참 좋다.
어쨋든 이번엔 내가 잔소리가 심해서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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